2020년 8월 18일 화요일

제주도에서 같이 일해 보지 않을 래?

 예전에 같이 일했던 형이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 현재 구직 중이라고 하니 자기가 다니는 회사에서 같이 일하자고 제안을 줬다. 그런데 지역이 제주도다. 제주도... 제주도에서 일하는 건 생각도 안 해 봐서 이틀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제주도에서 일하는 상황에 대해 검색을 해 봤다.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었다. 장점이라면 역시 제주도의 자연 친화적인 환경이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봤을 것이다. 출근길 혹은 퇴근길 푸른 바다와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주말에는 집 앞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휴가를 온 것 같은 상상 말이다. 또 하나의 장점으로는 기본적으로 일과 삶의 균형이 잘 지켜진다고 한다. 그러나 직종 특성상 그러한 것은 별 믿을 게 못 된다고 생각했다. 단점은 평균적으로 낮은 임금이다. 이것은 미리 알려줬다. 희망 연봉만큼은 못 챙겨주겠지만 그만큼 힘들지 않다고 했다. 힘들지 않다는 건 일 해봐야 아는 것이지만 연봉은 고정된다. 연봉이 높지 않다는 건 지방으로 가는 특성상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하는 것 같다. 다른 하나는 꽤 높은 물가이다. 섬 지역이다 보니 육지에서의 배송비가 꽤 많이 든다. 그렇다 보니 일반적인 생필품은 모르겠지만 온라인 쇼핑으로 주문은 배송비가 비싸다고 한다. 배송비가 비싸면 어쩌면 온라인 쇼핑을 잘 안 할지도 모르겠다. 비싼 배송비를 생각하며 한 번 더 생각하지 않을까. 집을 구하는 문제도 있지만 이건 기숙사를 제공한다고 했으니 상관이 없었다.

결론적으로는 제주도로 가는 것은 무리인 것 같다고 알렸다. 한 번쯤 제주도에서 일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런데 그런 로망은 나에게 아직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됐다. 또 하나는 지금 가지고 있는 짐의 처분 문제가 걸렸다. 제주도로 이사하기는 어려워서 대부분 처분하고 거의 몸만 가는 형태가 돼야 하는 데, 이게 힘든 일이 될 것으로 생각됐다.

결국에는 거절했지만, 제안해 줘서 고마웠다. 같이 일해보자는 제안만으로도 힘이 되었다. 최근 이력서를 조금씩 내기 시작하면서 약간 조바심이 났던 것 같다. 그러나 아직은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힘이 났다.

직장에서의 관계는 비즈니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글을 어디서 읽은 적이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매우 힘든 업무를 할 때도 같이 일하는 사람이 누군가에 따라서 업무가 재미 있어진다. 야근하더라도 힘들지 않다. 반면에 아주 간단한 일도 합이 잘 맞지 않는 사람과는 아주 괴롭고 힘든 일이 된다. 직장 관계를 단지 비즈니스로 본다면 사회생활은 매우 삭막할 것 같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